“시민에게 고통주는 개발정책 이제 그만”


“시민에게 고통주는 개발정책 이제 그만”




세계환경의 날인 5일, 수원지역 일부 시민환경단체들이 수원시의 개발위주 정책을 고발하는 내용의 ‘장례식 퍼포먼스’를 선보여 관심을 끌었다.


수원환경운동센터 자치개혁시민연대 다산인권센터 수원KYC 우만고가차도주민대책위원회 소속 회원과 주민 100여명은 이날 우만고가차도 건설현장 인근 신성아파트 앞에서 ‘개발위주의 수원시 도시 환경 교통정책 장례식’을 갖고 시청 앞까지 가두행진을 했다.














▲ 김인호 우만고가차도대책위원장이 제문을 낭독하고 있는 모습.
ⓒ2003 김한영
시민환경단체들은 장례식에서 “수원시는 이의동 개발 우만고가차도건설 정자동 골프연습장 건설 등 도시환경을 파괴하는 개발주의 정책을 중단하고, 시민중심의 친환경 녹색교통정책으로 전환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최측은 시민들에게 수원시 도시 환경 교통정책의 문제점을 효과적으로 알리고, 수원시에 시민중심의 올바른 정책수립을 촉구하기 위해 이날 행사형식을 ‘퍼포먼스’로 기획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수원시 3대 정책 장례식은 오전 10시쯤 우만고가차도 건설현장 인근 신성미소지움 아파트 앞에서 시작됐다. 삼베두건과 소복차림으로 분장한 시민환경단체 회원과 주민들은 아파트 앞에 상여와 제단을 설치하고, 제문낭독-헌화-발인순서로 장례식을 진행했다.


최근 우만고가차도건설을 방해한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가 집행유예로 풀려난 김인호 우만고가대책위원장은 제문낭독을 통해 “개발위주의 수원시 도시 환경 교통정책은 시민들에게 고통과 불편만 안겨주고 있다”면서 “이들 잘못된 개발정책이 다시 태어나지 않기를 바라며, 더 이상 개발과 훼손이 없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 1차 장례식을 치른 시민환경단체 회원과 주민들이 만장을 앞세우고 시청 앞으로 가기 위해 가두행진을 하고 있다.
ⓒ2003 김한영
안병주 수원환경운동센터 사무국장은 “수원은 지금 곳곳에서 각종 개발사업들로 인한 주민들의 민원이 급증하고 있는데도 수원시는 근본적인 대책을 전혀 고민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수원시 교통정책은 승용차중심과 도로공급위주의 정책으로 사람과 대중교통, 녹색교통의 의지는 찾아볼 수 없다”며 “수원시가 시민을 위한 올바른 정책을 수립할 수 있도록 강력히 촉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시민단체 관계자와 주민들은 차례로 나서 제단 위에 흰 국화 한 송이씩을 바치고, 두 번 반의 큰절을 올리는 등 30여분 동안 시종일관 진지한 모습으로 장례식을 치러 ‘실제상황’을 방불케 했다.


이들은 장례식이 끝난 뒤 ‘도시정책’ ‘환경정책’ ‘교통정책’ 등의 글씨가 새겨진 ‘피켓영정’과 ‘막가는 이의동개발 수원녹지 파괴한다’ ‘자동차가 주인이냐, 사람이 주인이냐’ 등의 구호가 적힌 5개의 대형 만장을 앞세우고 수원시청 앞까지 가두행진에 나섰다.














▲ 풍물패 ‘삶터’ 단원들이 만가를 부르며 장례행렬 분위기를 살리고 있다.
ⓒ2003 김한영
이날 특별지원을 나온 풍물패 ‘삶터’ 단원들은 꽹과리와 장구 등의 장단에 맞춰 ‘만가’를 부르며 장례분위기를 살렸고, 80여명의 시민단체회원들과 우만대책위 주민들은 한 손에 검은 깃발을, 다른 한 손에 흰 국화 한 송이씩을 들고 그 뒤를 따랐다.


200여m에 이르는 장례행렬이 1차선 도로를 따라 시청을 향해 행진하자 길 가던 많은 시민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관심 있게 지켜봤다. 그러나 우여곡절도 없지 않았다. 장례행렬이 약 1㎞를 행진해 수원청소년문화센터 앞에 도달하자 경찰이 길을 막고 나서 한때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경찰은 “집회신고 당시 상여를 사용하겠다는 내용이 없었다”며 “상여를 빼지 않으면 장례행렬을 통과시킬 수 없다”고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이에 주최측은 경찰의 요구대로 화물차량에 실린 상여를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해 경찰과 충돌을 피했다.


이어 장례행렬은 경찰이 교통정리를 해주는 가운데 오전 11시 25분쯤 무사히 수원시청 앞에 도착했다. 주최측은 곧바로 ‘피켓영정’과 제단을 설치하고 또 한번 수원시의 개발정책에 대한 장례식을 연출했다.


이 자리에서 김인호 위원장은 ‘2003 세계환경의 날 기념 선언문’을 발표, “수원은 ‘환경의 날’이 무색할 정도로 개발과 환경파괴정책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며 “개발이익에 눈먼 계획은 시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수원의 도시환경을 더욱 악화시킬 뿐”이라고 지적했다.














▲ 수원시청 앞에서 2차로 진행된 장례식 모습. 소복을 입은 우만고가대책위원회 소속 여성주민들이 제단을 향해 절을 하고 있다.
ⓒ2003 김한영
그는 또 지속 가능한 수원을 위해 △승용차와 도로공급위주의 교통정책을 인간 대중교통 녹색교통 중심의 정책으로 전환할 것 △이의동 개발을 중단하고 친환경적인 도시계획을 수립할 것 △정자동 골프장 등 주민피해시설 건설을 중단할 것 등을 촉구했다.


이날 경찰은 장례행렬의 시청진입을 막기 위해 미리 전경 150여명을 투입해 시청정문을 철저히 봉쇄했으나 시민환경단체 회원과 주민들은 평화적으로 장례식을 치른 뒤 정오쯤 자진 해산했다.

/김한영 기자 (hanyk21@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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